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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카체프 vs 이안 마차도 개리 완전 분석 — UFC 330, 17연승과 12cm 큰 도전자

이슬람 마카체프는 기록 하나를 눈앞에 두고 있다. 16연승 — 앤더슨 실바가 세운 UFC 최다 연승과 동률이다. 한 번만 더 이기면 그 기록은 온전히 그의 것이 된다. 그 앞을 막아선 사람이 웰터급 랭킹 1위, 17승 1패의 이안 마차도 개리다.

이 글은 승패를 점치지 않는다. 마카체프가 무엇으로 16연승을 쌓았는지, 개리가 어디로 파고들 수 있는지, 그리고 이 매치업에서만 나오는 조건은 무엇인지 정리한다. 판단은 읽는 사람 몫이다.

8월 16일 필라델피아 — 두 체급 챔피언의 첫 방어전

경기는 현지 시각 8월 15일 토요일, 필라델피아 엑스피니티 모바일 아레나에서 열린다. 한국에서는 8월 16일 일요일이며 파이트패스 언더카드가 오전 6시, 메인카드가 오전 10시에 시작한다. 5분 5라운드 웰터급 타이틀전이다.

마카체프는 라이트급 벨트를 반납하고 올라와 2025년 11월 UFC 322에서 잭 델라 마달레나를 만장일치 판정(50-45 세 장)으로 완파하며 러시아 최초의 2체급 챔피언이 됐다. 통산 28승 1패, UFC 16연승. 이번이 웰터급 첫 방어전이고, 이기면 앤더슨 실바와 나눠 갖던 UFC 최다 연승 기록이 17연승 단독 1위가 된다.

개리는 2024년 12월 UFC 310에서 샤브카트 라흐마노프에게 커리어 첫 패를 당했다. 이후 2025년 4월 카를로스 프라치스, 11월 벨랄 무하마드를 연달아 만장일치 판정으로 꺾고 랭킹 1위까지 올라왔다. 통산 17승 1패다. UFC 공식 발표문은 마이클 페이지를 포함해 3연승으로 적었지만, 페이지전 승리는 2024년 6월 UFC 303으로 라흐마노프전보다 앞선다. 참고로 이날 코메인이벤트도 타이틀전이다 — 스트로급 챔피언 맥켄지 던이 질리안 로버트슨을 상대한다.

마카체프의 진짜 무기는 테이크다운이 아니라 끊기지 않는 연결이다

마카체프를 레슬러로만 요약하면 절반을 놓친다. 그의 레슬링에는 유도와 삼보가 짙게 섞여 있어서, 순수 레슬러들이 잘 쓰지 않는 기울이기 동작으로 몸이 덜 붙은 상황에서도 상대 중심을 흔들어 무너뜨린다. 힘으로 뽑아 넘기기보다 상대를 흔들어 스스로 무너지게 만드는 쪽이다. 클린치에서는 상대가 낮추며 잡은 언더훅을 오버훅으로 껴서 유도의 도복처럼 팔을 묶어둔 뒤 매치기로 넘긴다.

더 무서운 건 실패를 다루는 방식이다. 첫 테이크다운이 막혀도 거기서 끊지 않고 그대로 다음 시도로 끌고 들어간다. 폭발적인 태클을 한두 번 던지고 끝내는 유형이 아니라 실패한 시도 자체를 다음 전환의 셋업으로 쓴다. 그래서 태클 한두 개를 스프롤로 끊어내는 연습만으로는 막을 수 없다. 매치기가 안 통하면 언더훅을 포기하고 목을 잡아 더티 복싱으로, 다시 무에타이 클린치 니킥으로 매끄럽게 넘어간다.

방어도 공격이다. 태클을 막은 뒤 성급히 빠져나가지 않고 스프롤한 상태로 몸을 얹어 계속 누른다. 태클을 친 쪽이 그 체중을 다 감당해야 하니 급격히 지친다. 델라 마달레나전에서는 3분 내내 눌러놓고 있다가 라운드 종료 10초를 남기고 일부러 상대를 일으켜 세우는 장면이 반복됐다. 남은 힘까지 쥐어짜게 만들려는 계산된 운영이다.

그리고 그라운드에서 상대가 자세를 바꾸는 전환 구간을 정확히 노린다. UFC 302 포이리에전 피니시가 그 전형이다. 스크램블 중 발목을 낚아채 무너뜨린 뒤 상대가 터틀로 돌아나오는 동선을 그대로 따라가 프론트 헤드락을 잡았고, 5라운드 2분 42초에 다스 초크(브라보 초크)로 탭을 받아냈다. 발목을 잡을 때도 옆으로 당기는 게 아니라 U자 궤적으로 진자처럼 내렸다가 올려 상대를 얼굴부터 매트에 꽂는다. 그러면서도 하위에서 무리하다 포지션을 잃는 실수는 정작 본인에게서 좀처럼 나오지 않는다.

개리가 랭킹 1위까지 온 길 — 길이, 무빙, 오블리크 킥

개리는 신장 190cm에 리치 189cm다. 마카체프는 178cm에 리치 179cm. 키 12cm, 리치 10cm 차이가 이 경기의 출발점이다. 개리는 그 길이를 잽에 실어 쓰고, 방어는 블로킹이 아니라 풋워크와 헤드 무브먼트 — 즉 물러났다가 다시 들어가는 패턴 — 에 기반한다. 측면 이동이 좋아 펜스로 몰아넣기 어렵고, 각을 끊어 가두지 않으면 거리를 좁힐 수 없다.

타격 무기는 잽, 오블리크 킥, 리어 하이 라운드하우스, 로우킥 넷으로 좁혀진다. 핵심은 오블리크 킥이다. 무릎을 들어올리는 똑같은 동작이 세 갈래로 갈라진다 — 오소독스 상대의 리드 레그를 찍는 카프킥, 미들 프론트킥, 퀘스천마크에 가까운 하이 라운드킥. 상대가 오블리크 킥에 반응하기 시작한 순간이 나머지 둘이 열리는 타이밍이다.

방어를 공격으로 바꾸는 패턴도 있다. 뒤로 빠져 상대가 쫓아오게 만든 뒤 몸을 낮추며 크로스를 꽂는데, 상대가 들어오던 힘까지 실려 데미지가 두 배로 커진다. 헨리 세후두는 다니엘 로드리게스전 피니시를 두고 킥이 아니라 그 앞의 라이트핸드가 만든 것이라고 지적했다 — 오른손으로 가드와 시선을 위로 붙여놓고 손을 거둬들이는 동작에 정강이를 숨겨 넣었다는 것이다.

페이스 배분도 짚어둘 만하다. 코치는 개리를 앤더슨 실바형 슬로우 스타터로 규정한다. 1라운드는 잽만 툭 대고 빠지며 커밋하지 않다가 라운드가 갈수록 콤비네이션을 쌓아 올린다. 판정만 노리는 포인트 파이터라는 비판은 이 배분을 오해한 것이라는 반론도 있다. 5라운드 경기는 이런 유형에게 유리하다.

개리의 빈틈 — 그라운드에 유리한 자리가 하나도 없다

문제는 이 매치업이 개리의 가장 취약한 지점을 정면으로 겨눈다는 것이다. 그래플링 자체는 훈련으로 나쁘지 않게 만들었지만 레슬링은 여전히 약점이다. 레슬러 출신도 주짓수 블랙벨트도 아니라 이쪽이 강점이 되기는 어렵다. 상대가 싱글 레그로 파고들어 바디락까지 올라오면 대응이 어려워진다.

더 구체적으로는, 그라운드에서 개리가 유리하다고 말할 만한 포지션이 하나도 없다. 첫 테이크다운은 버텨도 그다음부터 체력 저하가 오고, 다운된 뒤 폭발적으로 빠져나가려 할 때가 오히려 서브미션에 걸리는 순간이다. 앞에서 본 마카체프의 특기 — 상대가 일어서려는 전환 구간을 노리는 것 — 와 정확히 같은 지점이다. 이 경기에서 가장 위험하게 맞물리는 대목이다.

태국 훈련 이후 쓰기 시작한 무에타이 하이가드도 지적받는다. 코치는 그 가드가 개리에게 아무것도 해주지 않는다고 단언한다. 개리의 방어는 풋워크와 헤드무브 기반이고 테이크다운 디펜스도 공간 창출에 의존하는데, 손이 위에 올라가 있으면 태클이 들어올 때 언더훅 잡을 준비가 안 돼 있기 때문이다. 클린치 손싸움이 특기인 상대 앞에서는 대가가 크다.

카드가 줄어드는 문제도 있다. 개리는 태클과 테이크다운 페이크를 상대 레슬링이 약하다고 판단할 때만 쓴다. 라흐마노프나 벨랄 같은 부류에게는 아예 시도하지 않았다. 마카체프 상대로 이 카드를 꺼낼 가능성은 사실상 없고, 그 말은 순수 타격 단독으로 5라운드를 끌어야 한다는 뜻이다. 파워형이 아니라 볼륨·정확도형이라 상대를 흔드는 일이 드물다는 점까지 겹친다.

그래도 마카체프에게 균열은 있다

첫째, 킥 체크를 하지 않는다. 커리어 내내 킥을 체크하는 장면이 사실상 없고, 볼카노프스키 1차전에서는 로우킥을 12개나 허용했다. 견제용이 아니라 리드 레그에 데미지가 확실히 남는 킥이었다. 중요한 건 그 경기의 스탠스 배치가 이번과 같다는 점이다 — 오소독스 볼카노프스키 대 사우스포 마카체프, 즉 오픈 스탠스다. 개리도 오소독스라 같은 구도가 그대로 반복된다.

둘째, 전진 압박이 막히면 태클 셋업이 어려워진다. 초반부터 전진 압박으로 케이지를 잘라 들어오는 패턴이 정해져 있어, 상대가 측면 움직임으로 중앙을 유지하면 원하는 그림이 나오지 않는다. 더 중요한 건 상대가 먼저 전진해 자기 공격을 걸어오는 상황이다. 상대가 앞으로 나오고 있으면 태클을 쏘기가 매우 어려워진다. 개리의 케이지 무빙이 정확히 이 지점을 건드린다.

셋째, 탑에서 데미지를 쌓지 않는다. 하빕처럼 파운드로 얼굴을 부수는 유형이 아니라 컨트롤과 서브미션을 데미지보다 앞에 둔다. 델라 마달레나전에서도 압도적으로 눌러놓고 있었지만 얼굴을 부수는 파운드는 거의 없었다. 상대가 컨트롤 시간을 버티며 스탠딩에서 유효타를 넣으면 라운드 채점이 애매해질 수 있다. 개리가 살아남을 길이 있다면 이 계산 위에 있다.

다만 마카체프의 알려진 약점 하나는 이번엔 해당되지 않는다. 그는 사우스포 상대로 클로즈드 스탠스가 되면 리어 레그 바디킥·하이킥의 각이 죽고 무기가 좁아진다 — 사우스포인 포이리에 상대로는 5라운드 내내 바디 타격이 7개에 그쳤다. 그런데 개리는 오소독스다. 오픈 스탠스라 마카체프의 킥 각은 살아 있다.

승부를 가를 세 가지 열쇠

첫째, 개리가 먼저 전진할 수 있는가. 마카체프는 상대가 앞으로 나오는 상태에서 태클을 쏘기 어려워하는 선수다. 문제는 그게 개리의 본능과 정면으로 부딪힌다는 점이다. 개리의 방어는 물러났다가 다시 들어가는 패턴 위에 서 있고 1라운드에는 커밋조차 하지 않는 슬로우 스타터다. 물러나는 순간 케이지가 좁아지고, 케이지가 좁아지면 마카체프가 원하는 그림이 나온다.

둘째, 첫 테이크다운을 당한 뒤 무엇을 하는가. 개리는 첫 테이크다운은 버텨도 그다음부터 체력이 떨어지고, 조급하게 폭발적으로 빠져나가려는 그때가 서브미션에 걸리는 지점이다. 마카체프는 정확히 그 구간을 사냥한다. 반대로 침착하게 버티기만 한다면 마카체프가 탑에서 데미지를 잘 쌓지 않는다는 점이 채점 싸움의 여지를 남긴다. 같은 상황에서 정반대 결과가 나오는 갈림길이다.

셋째, 다리 싸움이다. 다만 짚고 갈 게 하나 있다. 개리의 시그니처인 리드 레그 카프킥은 오소독스 상대, 즉 클로즈드 스탠스에서 다듬은 무기다. 사우스포인 마카체프 앞에서는 스탠스 배치가 달라져 그대로 통하지 않는다. 마카체프가 델라 마달레나에게 통했던 카프킥도 사우스포 대 사우스포의 클로즈드 스탠스에서 나온 것이라 사정은 마찬가지다. 둘 다 무기를 다시 짜야 한다.

그럼에도 다리가 열쇠인 이유는 두 가지다. 마카체프는 킥을 체크하지 않고, 같은 오픈 스탠스였던 볼카노프스키 1차전에서 로우킥 12개를 그대로 맞았다. 그리고 개리의 오블리크 킥은 상대 무릎과 허벅지를 정면으로 밀어 넣는 직선 기술이라 스탠스 배치에 덜 좌우된다. 개리의 무빙도 다리에서 나오고 마카체프의 파워도 다리에서 나온다. 먼저 상대 다리를 가져가는 쪽이 남은 라운드의 규칙을 정한다.